한국섬유산업연합회(회장 최병오) SCT 포럼이 글로벌 섬유 재활용 인프라와 유럽의 의류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운영 사례를 분석하고 한국형 순환경제 구축 방향을 제시했다. 폐의류 수거부터 자동선별·전처리·재활용·재생원료 수요까지 연결하는 산업 공급망 구축이 핵심 과제로 꼽혔다. 유럽의 섬유 간 재활용(T2T) 폴리에스터 생산비는 일반 폴리에스터의 약 2.6배로 분석돼 경제성과 안정적인 구매시장 확보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피플게이트] 글로벌 섬유 재활용 산업이 폐의류 수거 중심에서 재활용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과 수요시장 구축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사용 후 의류를 고품질 재생원료로 전환하기 위한 자동선별·전처리 기술과 함께 재활용 섬유를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산업 생태계 구축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섬유 재활용의 출발점: 수거·선별·전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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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출처 : SCT Forum | 섬유패션산업의 지속가능 순환경제 포럼 / 사진 제공 = 한국섬유산업연합회 |
한국섬유산업연합회(회장 최병오)가 운영하는 ‘섬유패션산업의 지속가능 순환경제 포럼(SCT Forum)’은 2026년 9월 발간한 ‘SCT 글로벌 이슈 브리프(SCT GLOBAL ISSUE BRIEF)’ 제3호를 통해 글로벌 섬유 재활용 인프라 동향과 한국형 의류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의 구축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분석은 글로벌 섬유패션 전문매체 Apparel Insider의 ‘Textile Recycling Infrastructure – A Global Report(2026)’를 중심으로 Systemiq의 경제성 분석과 프랑스·네덜란드·독일의 섬유 EPR 운영 및 추진 사례를 종합했다.
섬유 EPR은 의류와 섬유제품 생산자가 사용 후 제품의 수거·처리와 재활용 등에 대한 책임을 분담하는 제도다. 최근 유럽에서는 EPR을 단순한 수거·처리비용 분담체계에서 재활용 원료의 공급과 수요를 연결하는 순환경제 기반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특히 폐의류를 실제 재활용 공정에 투입할 수 있는 원료인 피드스톡(Feedstock)으로 전환하고, 생산된 재생원료를 원사·원단 제조업체와 패션 브랜드가 구매하는 공급망 구축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섬유 간 재활용 폴리에스터 생산비 톤당 2,480유로…자동선별·전처리 인프라 중요
글로벌 섬유 재활용 산업의 주요 과제는 폐의류 수거량을 늘리는 것에서 나아가 수거된 섬유를 일정한 품질과 규격을 갖춘 산업원료로 전환하는 데 있다.
사용 후 의류가 재활용 원료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수거·회수, 물량 집적, 선별·등급화, 소재 식별, 전처리, 재활용, 수요처 연계 등 단계별 공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소재 혼용률과 색상, 오염도, 금속·플라스틱 부자재 등을 구분하고 재활용 설비에 적합한 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랑스 섬유 EPR 운영기관 Refashion 관련 연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섬유제품의 78%에 금속·플라스틱 등 이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활용 공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부자재 제거와 소재별 선별, 세척 등 전처리 역량을 확보해야 하는 이유다.
재활용 공정에 투입되는 원료의 품질이 높아질수록 선별과 전처리에 필요한 비용도 증가한다.
글로벌 지속가능성 전문기관 Systemiq의 분석에 따르면 유럽에서 사용 후 섬유를 원료로 생산하는 섬유 간 재활용(T2T·Textile-to-Textile) 폴리에스터의 생산비는 톤당 약 2,480유로로 제시됐다.
독일 섬유 EPR 추진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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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출처 : SCT Forum | 섬유패션산업의 지속가능 순환경제 포럼 / 사진 제공 = 한국섬유산업연합회 |
이는 일반 신규 원료 기반 폴리에스터(버진 폴리에스터)의 톤당 약 950유로와 비교해 약 2.6배 수준이다. 폐페트병을 활용한 재활용 폴리에스터(rPET)의 생산비는 톤당 약 1,140유로로 분석됐다.
섬유 간 재활용 폴리에스터는 폐의류 수거부터 소재 식별, 선별, 전처리, 오염물질 제거 등 추가 공정이 필요해 생산비 구조에 차이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재활용 산업의 상업화를 위해서는 자동선별과 전처리 설비 확충, 원료 품질기준 표준화, 재활용업체의 안정적인 원료 확보, 생산된 재생원료의 구매시장 형성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섬유 EPR 재원 역시 수거·운반비 지원을 넘어 자동선별·전처리 인프라 투자와 재생원료 사용 확대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활용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재생원료 사용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과 공공조달 우선구매, 장기구매 협력모델, 친환경 제품 설계 지원 등도 재활용 산업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 수단으로 제시됐다.
프랑스·네덜란드·독일 섬유 EPR 확대…한국형 순환경제 공급망 구축 과제
유럽 주요국은 섬유 EPR 제도를 기반으로 폐의류 수거·선별 인프라와 재생원료 시장을 연결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는 섬유 EPR을 장기간 운영해 온 국가로, 수거·선별 인프라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2025년 섬유 수거·선별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4,900만 유로의 긴급 재정을 투입하고, 수거·선별 보조금을 톤당 268유로까지 인상했다.
이는 폐의류 수거체계의 안정적인 운영과 재활용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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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출처 : SCT Forum | 섬유패션산업의 지속가능 순환경제 포럼 / 사진 제공 = 한국섬유산업연합회 |
네덜란드는 섬유 EPR 운영과 함께 ‘Circular Textile 2025–2030’을 통해 고품질 재생원료 생산과 섬유 간 재활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재생원료의 실제 사용을 늘리기 위해 재활용 인프라 확충과 함께 안정적인 수요시장 형성을 주요 정책 방향으로 설정했다.
독일은 유럽연합(EU)의 섬유 EPR 제도 이행을 위해 별도의 섬유법(Textilgesetz)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 정부와 산업계는 기존 폐의류 수거체계와 생산자 책임을 연계하고, 섬유패션 제조업체와 유통업계가 제도 설계에 참여하는 운영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 같은 유럽의 정책 변화는 국내 섬유패션산업에서도 재활용 기술 개발과 함께 원료 공급, 산업 인프라, 수요시장을 연계하는 전략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SCT 포럼은 한국형 섬유 EPR 논의 과정에서 폐의류의 적정 수거·처리를 위한 환경정책과 폐의류를 재생원료로 전환해 수요시장과 연결하는 산업정책을 구분하면서도 상호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국내 폐의류 발생량과 재사용·수출·재활용·소각·폐기 등 물질흐름을 파악하고, 수거품질과 선별·전처리 역량, 재활용 원료규격, 재활용 처리능력, 재생원료 구매수요 등 6개 영역에 대한 기초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활용업체가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원료의 조성과 품질, 물량 기준을 먼저 확인하고 이에 맞춰 선별·전처리와 수거·물류체계를 설계하는 접근방식이 제시됐다.
재활용 원료규격 확인을 시작으로 선별·전처리 기반 구축, 수거·물류체계 연계, 장기구매를 통한 수요시장 확보, EPR 재원 연계 등 단계적인 산업 공급망 구축이 핵심이다.
이와 함께 에코디자인과 지속가능한 제품을 위한 에코디자인 규정(ESPR), 디지털제품여권(DPP), 섬유 EPR, 재활용 인프라를 연결하는 통합적인 접근도 제안됐다.
에코디자인은 재활용을 고려한 제품 설계를, DPP는 소재·혼용률 등 제품정보의 추적과 활용을 담당한다. 선별·원료화 인프라는 사용 후 제품을 재활용 가능한 산업원료로 전환하고, EPR은 관련 재원과 인프라 투자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생산된 재생원료를 안정적으로 구매하는 패션 브랜드와 원사·원단 제조업체의 참여도 중요한 요소다.
SCT 포럼은 한국형 섬유 EPR 제도 설계에 앞서 국내 폐의류의 정밀한 물질흐름 분석과 재활용 원료규격 데이터 구축, 민관 합동 시범사업을 통한 단계적 추진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또한 EPR의 성과를 단순한 수거량이나 생산자 분담금 규모뿐 아니라 재활용 원료 전환율, 실제 섬유 간 재활용량, 재생원료 사용량 등으로 평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글로벌 섬유 재활용 산업의 경쟁력은 앞으로 개별 재활용 기술뿐 아니라 폐의류 수거부터 고품질 원료 생산, 재활용 공정, 최종 구매시장까지 연결하는 공급망 운영 역량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국내 섬유패션산업 역시 자동선별·전처리 기술과 재생원료 품질관리, 원사·원단 제조기업 및 패션 브랜드의 구매수요를 연계하는 산업 생태계 구축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