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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섬유 EPR 도입 위한 ‘섬유법’ 제정 추진…한국섬유산업연합회, K패션 순환경제 대응 전략 제시

독일이 유럽연합(EU)의 개정 폐기물기본지침에 따라 섬유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도입을 위한 별도 섬유법(Textilgesetz)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 섬유패션·유통업계는 공동 협력체를 출범시키고 생산자가 제도 설계와 운영에 참여하는 이행모델을 제안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회장 최병오)는 기존 의류 수거체계와 재활용 산업을 연계하고 산업계가 제도 설계에 참여하는 순환경제 대응체계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피플게이트]  독일이 섬유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도입을 위한 별도 법률 제정을 추진하면서 유럽 섬유패션산업의 순환경제 전환이 구체화되고 있다. 독일 정부가 법률과 운영체계 마련에 나선 가운데 섬유패션·유통업계도 공동 협력체를 출범시키고 생산자 참여형 EPR 이행모델을 제안하는 등 제도 설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독일의 섬유 EPR 추진의 핵심

한국섬유산업연합회 SCT 포럼이 발간한 ‘SCT 글로벌 이슈 브리프’ 제2호. 독일 섬유 EPR 제도 설계와 산업계 공동 대응체계 출범을 주요 내용으로 다뤘다.
자료 출처 : SCT Forum | 섬유패션산업의 지속가능 순환경제 포럼 / 사진 제공 =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한국섬유산업연합회(회장 최병오)가 운영하는 ‘섬유패션산업의 지속가능 순환경제 포럼(SCT Forum)’은 2026년 9월 발간한 ‘SCT 글로벌 이슈 브리프(SCT GLOBAL ISSUE BRIEF)’ 제2호를 통해 독일의 섬유 EPR 도입 동향과 산업계 공동 대응체계, 국내 섬유패션산업에 대한 시사점을 소개했다.

섬유 EPR은 의류와 섬유제품의 생산자가 제품 판매 이후 발생하는 폐섬유의 수거·선별·재사용·재활용에 대한 책임을 분담하는 제도다. EU는 2025년 10월 16일 개정 폐기물기본지침(WFD)을 발효하고 회원국이 관련 제도를 국내법으로 전환하도록 했다.

독일은 이에 따라 2027년 6월 17일까지 섬유 EPR을 국내법에 반영하기 위해 별도의 ‘섬유법(Textilgesetz)’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법률에는 생산자 범위와 등록·보고 의무, 생산자책임기구(PRO) 운영, EPR 분담금 산정 및 비용 배분 등에 관한 세부 기준이 담길 예정이다.

독일의 제도 추진 과정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기존 폐섬유 수거 인프라를 활용하면서 생산자와 유통업계가 제도 운영에 참여하는 구조를 함께 마련하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 2027년 섬유법 제정 추진…폐섬유 130만 톤 수거체계와 EPR 연계

독일 연방환경부(BMUKN)는 2026년 3월 27일 섬유 생산자책임확대 도입을 위한 기본방향(Eckpunktepapier)을 발표하고 섬유법 제정에 필요한 제도 설계에 착수했다.

독일 정부는 생산자의 재정적·운영적 책임을 확대하면서 지방정부와 민간 수거업체, 자선단체 및 사회적 조직이 구축한 기존 폐섬유 수거망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SCT 포럼이 발간한 ‘SCT 글로벌 이슈 브리프’ 제2호. 독일 섬유 EPR 제도 설계와 산업계 공동 대응체계 출범을 주요 내용으로 다뤘다.
자료 출처 : SCT Forum | 섬유패션산업의 지속가능 순환경제 포럼 / 사진 제공 =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독일은 이미 사용 후 의류와 섬유제품을 수거·선별하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새로운 EPR 체계를 기존 수거망과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독일 재활용·폐기물관리업계 단체인 bvse의 ‘Textilstudie 2026’에 따르면 독일의 2023년 폐섬유 수거 규모는 약 130만 톤으로 추정된다.

폐섬유 처리경로 가운데 재사용 비중은 2018년 62%에서 2023년 44%로 변화했으며, 같은 기간 열적 회수 비중은 12%에서 21%로 높아졌다.

이 같은 변화에 따라 독일에서는 기존 수거·선별 인프라의 안정적인 운영재원을 확보하고 재사용과 재활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이 중요한 정책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중고의류 판매수익을 활용해 다른 폐섬유의 처리비용을 충당하던 기존 운영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EPR 재원과 수거·선별체계를 연계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생산자 책임 확대와 기존 수거체계 활용, 재사용·재활용 확대, 행정절차 효율화 등을 중심으로 섬유 EPR 운영체계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독일 시장에 섬유제품을 공급하는 국내 기업 역시 향후 섬유법 제정 과정에서 생산자 정의와 적용범위, 등록·보고 의무, 제3국 사업자 요건, PRO 참여방식 및 EPR 분담금 기준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실제 기업에 대한 의무 적용시점은 최종 법률과 경과규정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독일 섬유패션·유통업계 공동 대응…한국도 생산자 참여형 순환경제 구축 필요

독일 섬유패션산업계는 정부의 입법 추진과 함께 생산자가 제도 설계와 운영에 참여하는 EPR 이행모델을 제안하고 있다.

독일섬유패션산업협회(textil+mode)는 2026년 2월 5일 ‘EPR 이행모델 버전 2.0(Concept Paper Version 2.0)’을 발표하고 생산자와 생산자책임기구가 역할을 분담하는 운영구조를 제시했다.

핵심은 생산자 공동 조정기구인 GHS(Gemeinsame Herstellerstelle)와 실제 EPR 의무를 수행하는 PRO(Producer Responsibility Organisation)의 역할을 구분하는 것이다.

산업계가 제안한 GHS는 생산자와 PRO의 등록·관리, 공통기준 마련, 이행현황 모니터링, 운영체계 조정 및 객관적인 검증기준 관리 등을 담당하는 공동 조정기구다.

독일 EPR 제도화 향후 확인사항

한국섬유산업연합회 SCT 포럼이 발간한 ‘SCT 글로벌 이슈 브리프’ 제2호. 독일 섬유 EPR 제도 설계와 산업계 공동 대응체계 출범을 주요 내용으로 다뤘다.
자료 출처 : SCT Forum | 섬유패션산업의 지속가능 순환경제 포럼 / 사진 제공 = 한국섬유산업연합회

PRO는 사용 후 섬유제품의 수거와 회수, 재사용, 재활용 등 생산자의 EPR 의무를 실제로 이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다만 GHS는 현재 독일 산업계가 제안한 모델로, 정부가 법정기구로 확정한 것은 아니다.

독일 산업계의 공동 대응도 확대되고 있다.

독일섬유패션산업협회(textil+mode)와 독일유통협회(HDE)는 2026년 8월 26일 섬유 순환경제 협력체인 ‘Allianz für textile Kreisläufe’를 출범시켰다.

이 협력체는 섬유패션 제조업체와 유통업계가 함께 EPR 제도 설계에 참여하고, 효율적인 운영체계와 투명한 비용 배분, EU 회원국 간 제도 조화 등을 추진하기 위해 구성됐다.

특히 제3국 사업자와 온라인 플랫폼에도 동등한 의무가 적용되도록 하는 공정한 제도 운영과 실질적인 집행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독일 산업계는 EPR을 단순한 비용 납부제도가 아니라 생산자가 제도 운영과 성과평가에 참여하는 순환경제 관리체계로 발전시키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이 같은 독일의 움직임은 국내 섬유패션산업의 자원순환 정책과 재활용 산업 육성에도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SCT 포럼은 독일 사례를 통해 국내에서도 섬유 EPR 제도 설계 단계부터 생산자와 유통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정하는 참여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존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업체, 사회적 조직이 운영하는 폐의류 수거체계의 역할을 정립하고, 생산자책임기구와의 합리적인 비용 배분 및 운영방식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폐섬유 수거 확대와 함께 고품질 재사용을 위한 선별기술, 재사용이 어려운 섬유의 자동 소재분류, 섬유에서 섬유로 재활용하는 ‘텍스타일 투 텍스타일 리사이클링(Textile-to-Textile Recycling)’ 기술을 연계하는 방안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특히 재생원료의 생산과 수요 확보, 실제 섬유제품 적용까지 이어지는 산업 공급망을 구축해야 순환경제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향후 독일의 섬유 EPR 제도화 과정에서는 섬유법 입법 일정과 생산자 정의, 등록·보고 방식, PRO 인가 및 운영체계, GHS 제안의 법률 반영 여부 등이 주요 확인사항으로 꼽힌다.

EPR 분담금 산정기준과 제품의 환경적 특성을 반영한 에코모듈레이션(Eco-modulation) 적용방식, 해외 사업자 및 온라인 플랫폼의 의무 범위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독일의 섬유 EPR 추진은 폐섬유 수거와 재사용·재활용을 넘어 재생원료 활용까지 연결하는 산업 생태계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 섬유패션기업도 유럽 시장의 제도 변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생산자와 유통업계, 재활용기업이 협력하는 순환경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SCT 포럼은 기존 수거체계와 산업계의 제도 설계 참여, 합리적인 비용·역할 분담을 바탕으로 자동선별과 고품질 재활용, 재생원료 활용을 연결하는 산업 인프라 및 공급망 실증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