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에코디자인 규정(ESPR), 디지털제품여권(DPP), 섬유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미판매 의류·신발 폐기 금지 등 섬유 지속가능성 정책을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회장 최병오)는 국내 섬유패션기업이 제품 설계부터 공급망 데이터 관리, 재고 처리, 회수·재활용까지 통합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섬유제품별 에코디자인·DPP 세부요건은 2027년 4분기 채택을 목표로 논의되고 있으며, EU 회원국의 섬유 EPR 체계 구축기한은 2028년 4월 17일이다.
EU 섬유 지속가능성 관련 2대 법령·4대 대응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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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출처 : SCT Forum | 섬유패션산업의 지속가능 순환경제 포럼 / 사진 제공 = 한국섬유산업연합회 |
[피플게이트] 유럽연합(EU)의 섬유 지속가능성 규제가 법령 제정을 넘어 본격적인 이행 단계에 접어들면서 국내 섬유패션기업의 제품 개발과 생산, 유통, 공급망 관리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제품의 내구성과 재활용성뿐 아니라 제조공정 정보, 미판매 재고 처리, 폐섬유 회수·재활용까지 관리하는 순환경제 체계가 유럽 시장의 새로운 산업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회장 최병오)가 운영하는 ‘섬유패션산업의 지속가능 순환경제 포럼(SCT Forum)’은 2026년 9월 발간한 ‘SCT 글로벌 이슈 브리프(SCT GLOBAL ISSUE BRIEF)’ 제1호를 통해 EU 섬유 지속가능성 규제의 주요 시행 일정과 국내 섬유패션업계의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EU의 섬유 지속가능성 정책은 에코디자인 규정(ESPR)과 개정 폐기물기본지침(WFD)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ESPR은 제품 설계와 환경성능, 디지털 정보, 미판매 재고 관리를 규정하며, 개정 WFD는 제품 판매 이후 폐섬유의 수거와 재사용, 재활용에 대한 생산자 책임을 다룬다.
EU 섬유 규제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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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출처 : SCT Forum | 섬유패션산업의 지속가능 순환경제 포럼 / 사진 제공 = 한국섬유산업연합회 |
이에 따라 국내 섬유패션기업이 주목해야 할 주요 영역은 제품 에코디자인, 디지털제품여권(DPP), 미판매품 정보공개 및 폐기 금지, 섬유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등 네 가지다.
EU는 2024년 7월 18일 ESPR을 발효한 데 이어 2025년 4월 16일 채택한 ‘2025~2030년 에코디자인 및 에너지라벨링 작업계획’에서 의류 중심의 섬유제품을 우선 검토 품목으로 선정했다.
2025년 10월 16일에는 개정 폐기물기본지침이 발효되면서 섬유·신발 제품에 대한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도입의 법적 기반도 마련됐다.
두 법령은 적용 영역과 의무 구조에 차이가 있지만, 제품 설계부터 제조·유통·판매·회수·재활용까지 제품의 전 생애주기를 연결한다는 점에서 공통된 방향을 갖고 있다.
EU 에코디자인·디지털제품여권 도입…2027년 섬유 세부기준 채택 추진
EU의 에코디자인 규정(ESPR)은 유럽 시장에 출시되는 제품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제품군별 환경성능과 정보제공 요건을 마련하는 제도다.
섬유제품에는 향후 제품별 위임법을 통해 내구성, 재활용성, 재생원료 사용, 환경발자국, 제품정보 제공 등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이 적용될 예정이다.
특히 디지털제품여권(Digital Product Passport·DPP)은 섬유패션기업의 공급망 관리 방식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제도로 꼽힌다.
DPP는 제품과 제조자, 생산시설 등을 식별하고 원료와 제조공정, 공급망 관련 정보를 디지털 방식으로 기록·연계하는 체계다. 제품의 생산부터 유통에 이르는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공급망의 투명성과 추적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다만 모든 섬유제품에 동일한 정보제공 의무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데이터 항목과 접근권한, 적용시점은 향후 제품군별 위임법을 통해 결정된다.
EU는 섬유 에코디자인과 DPP의 세부요건을 담은 위임법을 2027년 4분기에 채택하는 것을 목표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 적용은 원칙적으로 위임법 채택 이후 최소 18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칠 것으로 예상되며, 최종 시행 일정은 입법 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국내 섬유패션기업은 이에 대비해 제품별 식별코드와 제조시설 정보, 원료 및 공정 이력, 주요 협력사 정보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향후 주요 일정 및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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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출처 : SCT Forum | 섬유패션산업의 지속가능 순환경제 포럼 / 사진 제공 = 한국섬유산업연합회 |
재생원료 인증서와 시험성적서, 거래·인증 관련 증빙을 제품 단위로 연결하고, 기업 내부와 공급망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의 검토·승인 책임자를 지정하는 것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특히 글로벌 패션 브랜드에 원사와 원단, 완제품을 공급하는 국내 기업은 EU에 직접 수출하지 않더라도 거래처의 정보제공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데이터 관리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EU는 미판매 제품에 대한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2026년 7월 19일부터 대기업을 대상으로 미판매 의류와 의류 액세서리, 신발의 폐기 금지가 시행됐다. 중기업에는 2030년 7월 19일부터 적용되며, 영세기업과 소기업은 폐기 금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제도는 재사용이나 재활용을 포함한 모든 제품 처리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법령에서 정한 폐기 금지와 예외 요건에 따라 미판매 제품을 적절하게 관리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판매 소비재 정보공개 의무와 관련해서는 2027년 3월 2일부터 표준 공시 서식과 5년간의 증빙 보관에 관한 세부 시행규칙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재판매, 기부, 수선, 재제조, 재활용 등 재고 처리 절차를 정비하고 관련 이력을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섬유 EPR 2028년 구축…한국 섬유패션업계, 공급망·재활용 관리체계 정비
EU의 섬유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는 제품 판매 이후 발생하는 폐섬유의 수거와 선별, 재사용, 재활용에 대한 생산자의 책임을 확대하는 제도다.
2025년 개정된 폐기물기본지침(Directive (EU) 2025/1892)에 따라 EU 회원국은 2027년 6월 17일까지 관련 내용을 자국 법률에 반영하고, 2028년 4월 17일까지 섬유·신발 제품의 EPR 운영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에 따라 EU 시장에서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생산자는 회원국별 규정에 따라 생산자 등록과 생산자책임기구(PRO) 가입, 분담금 납부 등의 의무를 이행하게 된다.
EPR 분담금은 제품의 환경적 특성을 반영해 차등 산정하는 에코모듈레이션(Eco-modulation) 방식과 연계된다. 구체적인 생산자 범위와 등록·보고 방식, 분담금 산정기준은 각 회원국의 이행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대기업과 중기업, 소기업에 대한 EPR 체계 구축기한은 2028년 4월 17일이며, 10인 미만 영세기업에 대한 분담금 납부 의무는 2029년 4월 17일부터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국내 섬유패션기업은 EU 시장에 진출한 판매법인의 기업규모와 취급 품목을 확인하고, 판매국별 생산자 등록과 지정대리인 선임 여부, PRO 가입 및 분담금 구조를 검토해야 한다.
제품 판매 이후 발생하는 재고와 회수·처리 이력을 추적하고, 외부 처리업체를 통해 재사용·재활용이 이뤄지는 경우 관련 증빙을 확보하는 관리체계도 필요하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SCT 포럼은 EU 규제 대응을 위해 기업들이 개별 인증 취득에 머무르지 않고 제품 설계부터 생산, 판매, 회수, 재활용까지 관련 데이터를 연결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기업별로 EU 시장에 직접 또는 간접 공급되는 제품 범위를 파악하고, 제품코드별 원료와 제조공정, 시험·인증 정보의 관리 현황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주요 고객사의 공급망 데이터 요구사항과 향후 법정 DPP 의무사항을 구분해 관리하고, 제품정보의 생성·검토·승인 절차를 정비해야 한다.
2027년에는 미판매품 정보공개 표준 서식 적용과 섬유 에코디자인·DPP 위임법 채택 여부가 주요 점검 대상이 될 전망이다. 2027~2028년에는 EU 회원국별 섬유 EPR 입법과 생산자 등록, 분담금 및 보고체계의 구체화가 이어질 예정이다.
글로벌 섬유패션 공급망에서 활용되는 Textile Exchange와 ZDHC 등의 민간 기준이 EU 법령과 어떻게 연계되는지도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EU의 섬유 지속가능성 규제는 제품의 친환경 설계와 공급망 투명성, 재고 관리, 자원순환을 연결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국내 섬유패션기업 역시 제품과 공정, 공급망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재사용·재활용까지 고려한 운영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유럽 시장의 제도 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원사·원단 제조기업부터 의류 생산업체, 패션 브랜드, 유통기업까지 공급망 전반의 정보관리 역량을 높이는 것이 향후 글로벌 섬유패션시장에서 중요한 경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